
월급 받는 마법사
w. 체국
"완전히 인적 없는 곳인데. 여기에 그 새끼가 있다는 게 확실해, 자기야?"
"한 번 믿어보세요. 오거스트 윌슨은 여기서 뭔가 하고 있을 거예요, 분명히."
자동차 시트 등받이에 몸을 기댄 여정은 들려온 목소리에 대꾸하며 제 앞을 응시했다. 랩탑 화면에 뜬 구글 지도의 사진과 수정 구슬은 정확히 같은 곳을 지목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는 그녀가 찾고 있던 대상이 지금 머무르는 위치에 대한 명확한 답이나 다름없었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수정 구슬, 정확히는 수정 구슬을 이용한 점술을 통해 얻은 정보를 퍽 미심쩍게 생각할 테지만, 에밀리는 그 '일반적인 사람'이라는 집단에 속하지 않았다. 아니, 적어도 특정한 부분에서만큼은 그러했다.
여정은 마법사였다. 그녀를 아는 누군가는 그녀가 서양의 마법사가 아닌 동양의 도사 계열에 속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으나, 어쨌거나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는 상당히 넓은 편이었고 더 보편적으로 쓰이는 단어는 ‘마법사’였기에 여정은 스스로를 마법사라고 정의했다.
21세기에 아이폰을 쓰고 안정적인 직장에서 월급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긴 하나, 이러한 현대인적인 측면 역시 이를 부정할 수는 없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도술을 익혀 신선이 되고자 수양하는 도사였고-때문에 지금은 잘 연락이 되지 않았다. 도사가 속세와 인연을 끊고 오랜 시간 산에 머무르는 건 몹시 흔한 일이기 때문이다- 아버지 역시 점성술에 능하고 수정 구슬을 통해 타인의 미래를 볼 수 있는 마법사였다. 이러한 가정환경에서 태어난 여정이 부모님의 재능과 유지를 잇는 건 필연적인, 혹은 운명적인 일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마법의 존재를 믿지 않는 현대 사회에서 그녀가 케이블 TV에서 숟가락을 구부린다는 선택지를 제외한 채로 자신의 재능을 살릴 수 있는 직장을 찾은 것은 상당한 행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고인 물과 건너 건너 아는 인맥을 통해 대부분의 일이 해결되는 마법사답게 아버지의 인맥을 통해 이루어진 입사였다.
"그냥 있는 게 아니라, '뭔가 하고' 있다고?"
"네. 좀 지체하면 저희가 시말서를 써야 할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하네요. 뭐, 흑마법이나 그 비슷한 주술 중 하나, 아니면 둘, 아니면 셋이겠죠. 더 자세히 알려면 룬스톤 꺼내봐야 하는데. 굳이 지금 해야 할까요?"
"아니…. 그 시간에 가는 게 낫겠네. 수고했어."
시말서를 운운하자 발랄하던 목소리에 잠시 먹구름이 낀다. 제 시야 옆에 늘어뜨린 은발 머리카락도 거두어지자, 여정은 흘긋 그 방향을 곁눈질했다. 런웨이에 서는 게 어울릴 법한 화려하고 늘씬한 미인인 에밀리가 한숨을 푹푹 내쉬고 있었다. 입사 이후 주욱 여정과 함께 해왔던 파트너는 실전에 능하나 관료제 직장에서 필수적인 서류 업무는 몹시 기피했다. 이는 에밀리의 종족인 라이칸스로프의 일반적인 특징이나 다름없었기에, 여정은 별말 않고 어깨만 으쓱일 뿐이었다.
마법, 주술, 혹은 도술은 과학 기술만큼 체계적이지 못하고 변수 역시 많았지만 조건을 제대로 만족했을 경우 이러한 단점들을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막대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죽은 사람을 살리고, 한순간에 다른 장소로 이동하고, 주어진 정보로는 알 수 없는 미래를 알아내는 등 현대에도 불가능한 일들이 먼 과거부터 이미 실행되어 왔다는 게-물론 그 방법들은 가장 은밀한 곳에서 전수되긴 했지만- 이를 증명했다. 뱀파이어처럼 산 것과 죽은 것 가리지 않고 홀려 제 의지에 따르게 하는 힘을 가지지도 못하고, 라이칸스로프처럼 바위를 한 손으로 부수는 근력과 맹수 같은 민첩성을 가지지도 못한 인간이 여러 마법 생물들에게 지배되지 않고 공존할 수 있었던 이유의 3할 정도는 이 같은 요소들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다만 가장 큰 문제는 기적을 이루기 위해 충족해야 하는 조건들 중 가장 기본적인 전제에 있었는데, 이러한 '인위적인 기적'은 반드시 재능 있는 자의 의지 하에서만 이루어지고, 기적의 결과를 없던 것으로 만드는 일은 기적을 만들어내는 일보다 더욱 큰 재능을 요구한다는 것이었다. 대다수가 쓸 수 없으며 어설프게 사용할 경우 일어나는 피해를 복구하기 어렵다는 점은 마법사들과 인간에 가까우나 인간이 아니며 수가 적으나 어떤 면에선 분명히 인간보다 뛰어난 -켄타우로스, 라이칸스로프, 뱀파이어 등 종류는 셀 수 없었다- 유사 인류들로 하여금 이러한 이적들을 안전하고 은밀하게 처리할 필요성을 느끼게 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사자의 동의 없는 사령술, 갑작스레 이루어지는 악마 소환 등의 비윤리적 행위와 그 외 범죄에 활용되는 마법, 그리고 이에 가담하는 유사 인류들에 관한 일을 담당하는 국제기관이 만들어진 이유였다. 마법사와 유사 인류의 비율 자체가 그리 높지 않은 만큼 실질적으로 일하는 이들의 수가 많다고 하긴 힘들지만 국제기관 자체에 가입된 나라의 수와 활동 범위만큼은 상당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요. 아직 제때 도착하면 처리 가능한 범위 내인 것 같으니까. 사고 없이 도착할 에밀리 씨의 운전 솜씨를 믿고 있어요."
"어머, 갑자기 의욕이 막 생기는데? 자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잘 밟아야겠는걸."
선선한 어조로 말하자, 에밀리가 잠시 키득거리곤 여정의 손등을 가볍게 쓸었다. 매니큐어를 바르지 않고 짧게 다듬은 손톱 끝이 푸른 혈관을 장난치듯 톡톡 건드린다. 상황에 맞지 않게 느긋한 움직임이었다. 결정한 이상 실행에 걸리는 시간은 몹시 짧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나오는 여유였다.
그들이 하는 대화에서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여정과 에밀리는 기관에 속한 인물들이었다. 마법사인 여정이 그러하듯 마야 역시 인맥, 정확히는 부족원의 소개로 기관에 들어왔고 그 이후부터 SNS에 살아-살아?- 움직이는 좀비 동영상이 올라가거나 먹으면 사람의 어깨에 문자 그대로 날개를 달아주는 마약, 다른 이름으로는 연금술의 산물이 유통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왔다. 그리고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사전 신고 없이, 사자의 동의를 얻지 않고 사령술을 시행한 혐의로 수배된 흑마법사, '오거스트 윌슨'에 대한 위치를 한 번 더 확인한 에밀리가 차의 시동을 건다. 겉보기엔 특별한 점이 없으나 여러 주술과 마법이 새겨진 트럭은 이내 인적 없는 도로를 빛처럼 빠르게 달려나갔다.
"문을 여는 것까지는 제가 할게요. 그편이 소란 없이 들어갈 수 있을 테니까. 그다음에는…."
"제압은 내가 해결하라는 거지? 좋아, 자기야. 내가 제일 잘하는 게 그런 거거든."
철문을 앞에 둔 에밀리가 웃는 낯으로 한쪽 눈을 찡긋해 보인다. 경쾌한 동시에 확신에 찬 어조는 함께 하는 사람까지 안심시키는 힘이 있었다. 실제로 직접 얼굴을 맞댄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난전은 그녀의 특기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여정은 별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순혈 라이칸스로프는 뛰어난 신체 능력을 지닌 것에 더해 어느 수준 이하의 마법, 주술은 통하지 않았다. 또한, 그들이 쫓고 있던 흑마법사, 오거스트 윌슨이 비장의 수를 준비하여 그녀에게도 효과가 있는 저주를 날리더라도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여정이 대처할 수 있을 터였다. 즉,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는 한 그들이 크게 위험해질 일은 없다는 것이다. 가끔 그들에게도 버거운 편에 속하는 업무가 내려온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그나마 위안이 되는 일이었다.
'이거 끝내고 보고서만 내면 퇴근이니 힘내자. 월급날이 얼마 안 남았다.'
속으로 중얼거린 여정이 곧 문고리와 자물쇠에 괴황지로 만들어진 부적을 감는다. 재능을 지닌 술사가 길일을 잡아 몸을 정결히 한 뒤 동쪽으로 정수를 올리고 곱게 갈린 주사로 직접 쓴 '진짜' 부적이었다.
이거 만드느라 며칠 동안 고생했지. 과정에 맞는 주문을 읊는 동시에 주술이 깃든 문자를 쓰느라 고통 받았던 과거를 떠올리며 여정이 잠시 먼눈을 했다. 그녀의 어머니께 어렸을 적 배운 만큼 여정 역시 몇 가지 도술과 부적을 만드는 방법 정도는 알고 있었으나, 사실 그녀가 더 자신 있는 것은 점성술 쪽에 가까웠다. 당장 불과 얼음, 유령과 총알 등이 날아다니는 현장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게 문제였지만….
여정의 개인적인 유감스러움과는 별개로, 다행히 공을 들인 부적은 그만큼의 효력을 지니고 있었다. 단단히 문을 고정하고 있던 자물쇠가 한순간에 검붉은 색으로 삭아 땅으로 떨어지고, 철문 역시 저절로 움직여 내부를 드러낸다. 제 역할을 다한 괴황지가 힘을 잃고 타들어 가는 모습을 흘긋 본 에밀리가 곧 주저 없이 공간 안으로 발을 들였다. 희미하게 마법적인 저항감이 느껴졌으나, 여정의 주술로 인해 실질적으로 진입에 방해가 되는 것은 남아있지 않았다.
"이 빌어먹을 자식들. 어디서 냄새를 맡고!!"
다만, 자신의 마법이 해제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마법사가 튀어나온 것만은 불가항력적인 일이었다.
그들이 업무를 맡을 때 받았던 서류의 사진에 있던 얼굴보다 훨씬 초췌한 낯을 한 오거스트 윌슨은 에밀리와 여정이 왜 이곳에 왔는지 이미 파악을 끝낸 듯했다. 수정을 통째로 깎아 만든 해골과 기이한 색을 띤 종을 움켜쥔 그가 형형한 눈을 빛내며 무어라 외친다. 여정은 그 읊조림이 어떤 힘-훅 끼쳐오는 감각으로 사령술의 일종이라는 것만 짐작했다-을 지니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으나, 어째서인지 주문 자체가 아주 낯설지는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ㅡ!"
그리고 그 직후, 그녀는 자신이 왜 제 전공도 아닌 사령술에 대한 주문이 익숙하게 느껴졌는지 알 수 있었다. 이전에 가볍게 발을 들인 적 있는 분야의 대표적인 결과물이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강시? 좀비는 그렇다고 쳐도, 어디서 영환술까지 익힌 거지?"
"뭐가 더 나오든 술사만 치면 끝나는 건 똑같으니 상관없지 않아?"
"그렇긴 하지만요."
건물 안쪽으로부터 양팔을 든 채 뛰어나오는 강시들과 그 사이 사이로 흐느적거리며 움직이는 좀비 무리에 여정이 퍽 당혹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객지에서 죽은 시신들을 기관의 눈을 피해 오랜 시간 모아온 듯, 그 수가 적지 않았다. 사전에 신고하는 절차 없이 자행된 영환술과 부두술은 처벌이 절대 약하지 않을 터였지만, 윌슨은 잡히지 않으면 문제없다고 생각한 듯 자신만만한 기색이었다. 하기사 목격자만 없앤다면 부두술이고 영환술이고 썼는지 알 게 무엇이겠는가.
"네놈들도 좋은 소재로구나. 그 몸만 얻는다면 나는 더 강해질 테지…!"
"이런 것들로 의기양양해하는 꼴을 보니 자존심이 상하네, 참."
에밀리 역시 수량으로 압도하려는 윌슨의 의도를 깨달은 기색이었다. 이를 드러내고 사납게 웃는 낯은, 이목구비의 수려함과는 별개로 사람을 위축시키는 박력이 있었다. 짜증 꽤나 나셨나 보네. 눈을 끔벅인 여정이 대답 없이 손만 휘휘 저은 후 제 품에서 무구와 부적 뭉치를 꺼내 들었다. 그들이 본래 생각한 대로 일이 흘러갔다면 에밀리 혼자서 충분히 범죄자를 제압할 수 있었을 것이나, 윌슨이 부리는 강시와 좀비의 수가 예상 범위를 넘어간 만큼-그들은 겨우 열댓 명을 생각하고 있었다-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다행히, 에밀리와 여정은 이러한 상황에서 특별한 의사소통 없이도 각자 할 일을 나누어 처리하는 것에 퍽 익숙했다.
"시간이 많이 필요하시진 않죠, 에밀리 씨?"
"어머? 나를 뭘로 보고. 당연하지, 자기야."
더 이상의 대화는 필요하지 않았다. 그들의 말을 듣고 있던 남자가 얼굴을 일그러뜨린 채 종을 높게 든다. 종과 함께 스산하게 빛나는 수정 해골을 일별한 여정이 자신의 무령을 가볍게 흔들었다. 음울한 종소리와 낭랑한 방울소리가 허공에서 맞부딪히고, 이전까지 군대처럼 움직이던 사자들은 충돌하는 명령에 우왕좌왕하기 시작한다. 그 광경을 신중한 눈으로 보고 있던 에밀리는, 곧 동공을 가늘게 좁히며 시신들 사이로 달려들었다. 포식자로 타고난 본성은 무리 사이의 사냥감을 골라내는 일에 대해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고, 라이칸스로프의 뛰어난 신체능력은 방울소리와 종소리의 충돌로 인해 혼란스러워하는 강시와 좀비의 제지, 혹은 공격을 수월하게 피해나갔다.
경로 안의 시신들을 처리하고, 건물 내부의 모서리, 입구로부터 대각선 위치에 서있던 남자에게 도달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허무할 정도로 짧았다. 인간과 맹수 사이의 애매한 형태를 띤 손에 잡힌 오거스트 윌슨은 단말마 같은 비명을 지르며 뒤로 쓰러졌다. 실제로는 죽이지도,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지도 않았으니, 그저 당혹과 공포가 그러한 절규를 만들어낸 셈이었다. 남자를 제압한 뒤 날카로운 발톱도, 가늘어진 동공도 평소처럼 되돌리며 포박까지 마친 에밀리는 퍽 쾌청한 미소를 지으며 여정이 있는 방향을 돌아보았다. 처음처럼 입구 근처가 아닌, 방 중앙 쪽에 쪼그려 앉은 여정은 윌슨이 놓치며 아무렇게나 굴러간 수정 해골과 강시를 부리는 종을 회수하는 중이었다.
"그럼 이제 우리 일 끝난 건가?"
"여기 있는 사람들은 본부로 데려가서 실종자 명단과 비교해야겠지만, 위치와 상황을 알리면 다른 팀이 알아서 해주겠죠. 명확히 선을 긋자면 저희 업무는 끝난 거 맞을 걸요."
기대에 찬 에밀리의 질문에, 잠시 눈을 가늘게 뜬 채 무언가를 가늠하던 여정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위험 요인 처리와 현장 정리는 엄연히 경계를 사이에 둔 다른 분야의 일이긴 했다. 조금 더 애를 쓴다면 이들을 모두 데리고 갈 계획을 세울 수도 있겠으나, 본인 업무 외의 일로 트럭 뒤에 스무 명의 사자들을 싣는 것은 우선 여정부터가 내키지 않았다. 몸이 뻣뻣한 강시의 경우 주의가 부족하다면 사지의 한 부분이 떨어져 나갈 수도 있기에 더욱 그러했다.
'저 사람들도 의식이 있다면 우리보다는 그 쪽 분야 전문가가 맡는 걸 더 좋아했을 거야.'
"이 인간 넘기고, 보고 후 퇴근이네요. 고생 많으셨어요."
명확히 난 결론에 에밀리가 작게 환호한다. 제힘을 잃은 강시와 좀비들은 그 자리에서 천천히 허물어졌고, 여정은 재주 좋게 시신이 있는 곳만을 피해 발을 디디며 문이 있는 방향으로 돌아갔다. 포박된 오거스트 윌슨을 장바구니 마냥 가볍게 든 에밀리 역시 그 뒤를 따른다. 결코 일상적이거나 평범하다고 할 수 없던 건물 내부의 광경은 그들이 빠져나오고-이 과정에서 여정은 남은 부적 몇 장을 더 꺼내 지정된 사람이 오기 전까지 누구도 안에서 빠져나가지도, 밖에서 들어오지도 못하도록 처리를 해야 했다- 문이 닫히자 감쪽같이 가려졌다.
"그나마 주변에 인가가 드물어서 다행이죠. 대도시 한복판이었으면 더 골치 아팠을 거야."
그녀가 중얼거리자 에밀리가 키득거리며 긍정한다. 그들에게는 다행히도, 창고로나 쓰일 법한 허름한 건물 안에서 일어났던 소란을 눈치챌 사람은 아무도 없을 듯 했다. 사람이 살아가는 곳 특유의 활기가 느껴지지 않는 주변을 바라보며 여정이 작게 한숨을 쉬었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갈 이들에게는 분명히 별다른 사건 없는, 그저 오래도록 조용한 밤이었다.
